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나면 “이제 통증이 사라지겠지”라는 기대가 큽니다.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다리 저림이나 방사통은 수술 직후 개선을 경험합니다. 하지만 예상과 달리 수술 후에도 허리 통증이 계속되거나,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. 이는 흔히 '수술 후 요통(Postoperative low back pain)'이라고 불리며,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재수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. 이 글에서는 수술 후 요통이 발생하는 이유와,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상세히 안내합니다.
1. 허리디스크 수술 후 요통이 남는 이유는?
허리디스크 수술은 디스크 탈출로 인한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. 하지만 모든 통증의 원인이 디스크 하나만으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, 수술로 신경 압박을 풀어도 허리 통증은 여전히 남을 수 있습니다. 그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.
① 수술 자체로 인한 조직 손상
수술은 불가피하게 근육, 인대, 관절 주변 조직을 일부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. 수술 부위의 염증 반응이나 흉터 조직(유착)이 신경을 자극하면서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
② 약해진 척추 주변 근육
수술 전 오랜 기간 통증으로 인해 허리 근육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면, 근육 약화가 진행되어 척추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. 이로 인해 작은 움직임에도 허리에 부담이 가해져 통증이 지속됩니다.
③ 디스크 외 다른 구조물의 문제
디스크 외에도 후관절, 천장관절(SI joint), 인대, 근막 등도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. 수술 전에는 디스크 통증에 가려졌던 다른 문제들이 수술 후 도드라져 나타날 수 있습니다.
④ 잘못된 자세 및 재활 부족
수술 후에도 무리하게 활동하거나,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면 수술 부위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통증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. 특히 재활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은 경우, 회복이 더딜 뿐 아니라 요통이 만성화되기도 합니다.
2. 수술 후 요통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
수술 후 남아있는 요통은 무조건 재수술의 신호는 아닙니다.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전되며,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.
①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자연 경과 관찰
수술 직후 수일~수주 간은 조직 염증과 회복 반응으로 인해 일시적인 요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 이 시기의 통증은 약물 치료와 안정으로 점차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, 과도한 걱정보다는 회복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합니다.
② 통증 조절을 위한 약물 치료
소염진통제(NSAIDs), 근이완제, 신경통증 조절제(가바펜틴 계열) 등을 통해 급성 통증을 조절하고 회복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. 약물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단기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며, 통증이 가라앉으면 중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.
③ 재활운동으로 근육 밸런스 회복
요통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척추 주변의 불균형입니다. 수술 후에도 반드시 다음과 같은 재활운동을 병행해야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줄어듭니다.
- 골반 중립자세 유지 훈련
- 브리지 운동 (엉덩이 들기)
- 고양이-소 자세 스트레칭
- 데드버그, 버드독 운동으로 코어 강화
초기에는 물리치료사의 지도를 받아 시행하고, 증상이 호전되면 자가 운동으로 전환해 매일 15~20분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.
④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병행
전기자극치료, 온열치료, 초음파 치료, 도수치료 등은 수술 후 요통 관리에 효과적인 방법입니다. 특히 경직된 근육과 유착 조직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줍니다.
⑤ 생활 습관 교정
- 장시간 앉아 있기 피하기 (30~40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)
- 허리를 비트는 동작, 무거운 물건 들기 자제
- 정확한 자세 유지: 등받이에 허리 붙이고 앉기
- 적정 체중 유지: 복부 비만은 허리에 큰 부담
- 금연: 디스크 회복을 방해하는 대표 요인
3. 수술 후 요통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?
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에는 단순한 수술 후 반응이 아닌 “실패한 허리 수술 증후군(FLSS: Failed back surgery syndrome)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. 이 경우에는 MRI 재촬영 등 정밀 진단이 필요하며, 다음과 같은 원인을 점검합니다.
- 신경 유착(흉터 조직이 신경에 들러붙는 현상)
- 추가적인 디스크 탈출 또는 협착
- 척추 불안정성 또는 퇴행성 변성
- 심인성 요통 (우울, 불안으로 인한 만성 통증)
이 경우에도 대부분은 약물, 운동, 주사 치료 등으로 조절 가능하며, 재수술은 마지막 선택입니다.
결론
허리디스크 수술 후에도 요통이 남는 것은 비교적 흔한 현상입니다. 그 원인은 수술 자체의 손상, 회복기 재활 부족, 자세 문제, 또는 다른 구조물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. 중요한 것은 이 통증이 '이상한 일'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,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하고 극복해 나가는 것입니다. 꾸준한 재활운동과 자세 교정,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수술 후 요통도 충분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. 무리하지 않고, 자신의 회복 속도에 맞춰 천천히 나아간다면 분명 건강한 허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.